양태 표현 ‘-(으)ㄹ 수 있다/없다’의 교수 방안
[유비온]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문법교육론 과제
Ⅰ. 서론: 연구의 목적 및 문법 항목 선정 이유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설명하거나 특정 상황에서의 가능성을 표현하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을 만들 수 있어요”,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갈 수 없어요”와 같은 문장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에서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때 학습자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상태와 선택을 주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이 글에서는 학습자가 본인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표현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양태 표현인 ‘-(으)ㄹ 수 있다/없다’를 교수 항목으로 선정하여 그 교육적 목표와 교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표현은 한국어 초급 단계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문법 요소로 형태적 규칙이 단순하면서도 활용 범위가 넓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본 글은 해당 문법 항목의 성격을 정리하고 단계별 연습과 의사소통 중심 활동을 통해 효과적인 교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Ⅱ. 본론
1. ‘-(으)ㄹ 수 있다/없다’의 문법적 성격과 교육적 의의
‘-(으)ㄹ 수 있다/없다’는 화자의 능력 또는 특정 조건하에서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양태 표현이다.
이 표현은 학습자가 자신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허가를 구하거나 거절의 이유를 완곡하게 전달하는 데 활용되며, 초급 학습자의 기본적인 사회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크다.
‘-(으)ㄹ 수 있다/없다’는 의미적으로 두 가지 기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어떤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이 있음을 나타내며, 둘째, 외적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행위가 가능하거나 불가능함을 표현한다.
형태적으로는 동사 어간 뒤에 결합하는 규칙적인 구조를 가지며, 받침 유무에 따른 형태 변화도 명확하다. 통사적으로는 주로 동사와 결합하여 문장의 서술어 역할을 하고, 화용적으로는 허가 요청, 거절의 완곡한 표현, 상황 설명 등 다양한 담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이 문법 항목은 초급 학습자가 자기표현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데 적합한 요소라 할 수 있다.
| 구분 | 내용 상세 | 관련 근거 |
|---|---|---|
| 의미 정보 | 1. 능력: 어떤 일을 할 줄 아는 힘이나 기술이 있음 (예: 수영을 할 수 있어요.) 2. 가능성: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음 (예: 여기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어요.) | 양태(Modality) 범주 중 능력, 허용, 가능성을 나타내며 화자의 주관적 태도나 판단을 드러내는 핵심 표현임 |
| 형태 정보 | 1. 받침이 없거나 ‘ㄹ’ 받침: -ㄹ 수 있다 (가다 → 갈 수 있다) 2. ‘ㄹ’을 제외한 받침: -을 수 있다 (먹다 → 먹을 수 있다) 3. 부정형: -(으)ㄹ 수 없다 | ‘수’는 의존 명사이므로 반드시 앞의 관형사형 어미와 띄어 써야 함을 주의시켜야 함 |
| 통사 정보 | 주로 동사와 결합하여 문장의 서술어 기능을 수행함 | ‘의존 명사 덩이 형태’의 문법 항목으로 분류되며, 주로 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형용사와의 결합은 원칙적으로 제한됨 |
| 화용 정보 | 허가 및 금지, 완곡한 거절, 상황에 따른 가능 여부 설명에 활용됨 | 사회적 규범에 의한 허용이나 금지를 나타낼 때 유용하며, 부탁이나 거절 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화용적 장치가 됨 |
2. 형태 인식에서 담화 사용으로의 단계별 연습 설계
학습자가 해당 문법 항목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 의사소통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연습 설계가 필요하다.
먼저 기계적 연습 단계에서는 형태와 의미의 대응 관계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교사가 “저는 줄넘기를 배웠어요. 그래서…”와 같은 문장을 제시하면, 학습자는 “줄넘기를 할 수 있어요.”와 같이 문장을 완성하며 형태를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이러한 활동은 학습자가 문법 구조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고 이후 보다 복잡한 문맥 속에서도 해당 표현을 정확히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이후 유의적 연습 단계에서는 간단한 담화 속에서 학습자가 해당 표현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이번 주말에 같이 낚시하러 갈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학습자가 “낚시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축구는 할 수 있어요.”라고 답하는 활동은 자신의 능력을 설명하면서 의미와 맥락을 함께 고려해 문법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단계적 연습은 단순히 형태를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자가 실제 상황 속에서 의미를 반영해 표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형태 중심 학습에서 의미 중심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
3. 정보 차 과제를 활용한 의사소통 중심 활동 적용
형태와 의미를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실제 의사소통 상황을 반영한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활용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교수안에서는 정보 차 과제(Information Gap Task) 형식의 활동인 ‘우리 반의 슈퍼히어로를 찾아라’를 제안한다.
이 활동은 학습자들이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지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으)ㄹ 수 있다/없다’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한 학습자는 “저는 수영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다른 학습자는 “저는 달리기를 잘할 수 있어요.”라고 답하면서 서로의 능력을 비교·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단순한 문법 연습을 넘어 실제 의사소통 능력을 확장하는 데 효과적이다.
더 나아가 이 활동에서 학습자들은 파티 준비와 같은 공동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교실을 돌아다니며 서로의 능력을 질문하고 확인할 수도 있다.
“요리를 할 수 있어요?”, “노래를 할 수 없어요.”와 같은 질문과 응답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으)ㄹ 수 있다/없다’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후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흐메드 씨는 요리를 할 수 있어서 같이 파티 음식을 만들기로 했어요.”와 같이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담화 수준의 활용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활동은 학습자의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며, 문법 학습이 실제 의사소통과 연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한다.
Ⅲ. 결론: 교수 방안의 요약 및 교육적 시사점
첫째, 본 글에서는 한국어 초급 단계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양태 표현 ‘-(으)ㄹ 수 있다/없다’를 중심으로 그 문법적 성격과 교육적 의의를 살펴보았다.
이 표현은 형태적 규칙이 명확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 학습자가 자신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초급 학습자의 자기표현 능력을 확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문법 항목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교수 방안 측면에서는 기계적 연습에서 담화 사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설계가 강조되었다.
단순한 형태 반복을 통해 기본 구조를 익힌 후, 의미적 연습과 정보 차 과제 활동을 통해 실제 상황 속에서 해당 표현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할 수 있어요?”, “노래를 할 수 없어요.”와 같은 질문과 응답을 반복하는 활동은 학습자가 문법을 단순한 규칙이 아닌 의사소통의 도구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은 학습자가 문법을 실제 담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이러한 교수·학습 설계는 초급 단계 한국어 교육이 단순히 형태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언어 사용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한국어 문법 교수는 의미와 기능을 함께 고려한 교수 설계를 통해 학습자의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매체와 활동을 활용하여 학습자가 문법을 실제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이는 한국어 교육의 질적 향상은 물론 학습자의 동기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